난 여중 여고를 나왔다.
그 옛날 여중 여고는 아니지만
그래도 여중과 여고라는 말은 그 특유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사실 그래서 대학교를 갈 때 더이상은 여자들만 있는 곳은 가지 않겠다 했지만
결국 난 여자 대학교를 나왔고, 심지어 화장품 회사에 들어가 여자들만 득실득실한 곳에서 30대 초반을 보냈었다.
여자들만 있는 게 나쁜 건 아니다.
그런데 여자들만 있으면 그 특유의 예민하고 섬세함이 때로는 굉장히 날카로게 다가올 때가 있다.
하지만 사실 여자들만 있으면 좋은 점이 더 많다.
거기다 인격이 무한하게 성장하고 있는 민낯의 중고등학교 시절
여학생들끼리 깔깔대는 웃음 소리가 가득했던 교실이 때로는 너무 그립다.
그리고 그 여고 동창들이 나에겐 있다.
고등학교 시절 같이 도시락 까먹으며 웃고 울었던 나의 친구들, 내 소중한 여고동창들~
한 명은 나랏일을
한 명은 싱가폴에서 제약 관련 일을
또 한 명은 호주에서 간호사로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나까지
참으로 글로벌하다.
그래서 우린 자주 만나지 못한다.
둘은 외국에 있어 자주 만나지 못하고 또 한국에 있는 우리는 각각 또 삶이 바빠 못 만난다.
그런 우리가 무조건 만나는 때가 있다.
그건 우리 글로벌 친구들이 한국에 들어올 때
그 땐 무조건 모인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래서 며칠 전 오랜만에 내 여고동창들을 만났다.
호주 친구가 못 와서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싱가폴 친구가 한국에 와서 셋이 뭉쳤다.
너무너무 보고 싶었던 내 친구들
두서없이 속 마음을 털어놔도 그냥 이해가 되고
사회 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라 각자 영역은 다르지만 서로에게 위로와 조언을 서슴없이 나눈다.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를 키우기에 육아에 대한 이야기도 끊이지 않고
또 이제 나이가들어가는 우리 자신들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한 때는 서로에게 질투 했던 적도 있는 것 같다.
기분이 상해서 한 동안 연락이 뜸했던 적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모두다 우리 인생의 에피소드다.
중요한 건 날 가장 잘 이해하고 그대로 존중해주는 나의 삶의 든든한 친구들이 있다는 것
친구들아 너무사랑해~~
'내가 생각하는 것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 나의 계획은 (0) | 2024.01.01 |
---|---|
시간이 참 빠르다. 벌써 완연한 가을 (0) | 2023.09.25 |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할까?? 해답을 찾아서... (0) | 2023.06.04 |
두 형제 육아에 이런 저런 마음들이 불쑥 올라온다. (0) | 2023.04.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