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없는 세상
2023년 오늘날 우리 주변에 CCTV 없는 공간을 상상할 수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실제로 한 TV프로그램에서 얘기한 것처럼 우리나라의 범죄 증가율을 CCTV가 상용화된 2006년 전 후로 나뉠 수 있다고 하니 CCTV는 정말 우리 일상생활과 아주 가까이 있다.
공동주택, 아파트도 마찬가지이다.
아파트 공동 현관에서부터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 놀이터, 둘렛길, 재활용장 등등
CCTV가 없는 공간은 없다.
CCTV가 필요한 상황
그렇다면 공동주택, 즉 아파트에서 CCTV가 필요한 상황은 어떤 상황들일까?
주차장에서 긁힘 사고가 났을 때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다치거나 싸움이 일어났을 때
엘리베이터에서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아이나 노인들이 말도 없이 집을 나갔을 때
재활용이나 폐기물을 잘 못 버렸을 때
공공기물을 누군가 파손했을 때
...
그리고 요즘들어 가장 많이 요청되는 것은
택배 분실 사고
신축 아파트에는 개인 택배 보관함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아파트에서는 택배기사들이 세대 현관 앞에까지 택배를 배달해 준다.
비밀번호로 잠겨있는 아파트에선 세대에서 택배기사들에게 새벽배송이나 집앞 배송을 위해 공동 현관 비밀번호를 다 알려준다.
그러다 보니 세대뿐 아니라 누구든지 공동현관을 넘어 아파트 내부를 들어갈 수 있다.
택배 직원이 물건을 그 시간에 놔뒀는지 찾아달라
또 받는 사람은 택배를 못 받았으니 누가 가져가는지 다시 봐야한다
...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정확히 알아야 할 내용이 있다.
볼 수 있는 권리
공동주택은 공동주택관리법 하에 움직이게 되어 있다.
CCTV 역시 마찬가지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규칙 제8조 제3항, 그리고 개인정보보호법 제 18조에 의거하여
아파트에 설치된 CCTV를 볼 수 있는 사람은 관리주체로서(관리실에 CCTV를 볼 수 있도록 지정된 사람)
영상정보처리기기의 촬영자료를 보안 및 방범 목적 외의 용도로 활용하거나 타인에게 열람하게 하거나 제공하여서는 안된다.
하지만 여기에 예외 사항이 있다.
1. 정보주체에게 열람 또는 제공하는 경우
2. 정보주체의 동의가 있는 경우
3. 범죄의 수사와 공소의 제기 및 유지에 필요한 경우
4. 범죄에 대한 재판업무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5.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이다.
결국, 다시 말하면 CCTV를 요청한 주인공만 찍힌 장면이라면
보여줄 수 있다. 볼수있는 권리가 있다.
하지만 내가 나온 화면에 다른 제 3자가 등장한다면 절대 보여줄 수 없다.
왜냐면 제 3자의 정보 공개 동의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물건을 훔친자라 해도 예외가 아니다.
만약 절도나 문제 등이 발생할 것 같은 경우엔 경찰에 신고를 하고 경찰에 허락하에 수사에 필요한 경우에만
CCTV를 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아파트에서 CCTV 영상을 보고 싶다면
관리실 방문 -> CCTV 영상 시청 요청서->관리주체 확인
그리고 여기서 본인만 나왔다면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거고
관련된 제 3자가 나왔다면 경찰서에 신고->경찰과 동행->경찰의 업무수행과정에 따라 시청 가능 여부 확인 후 시청
이런 절차등을 밟게 된다는 것이다.
즉, 아파트에서 찍고 있는 CCTV에 나 외에 다른 사람이 나왔다면 1차적으로 그 영상은 볼 수 없다.
예전에 어떤 일화를 들은 적이 있다.
아파트에 한 입주민이 주말에 관리사무실에 찾아 와서 자기집에서 값비싼 골프백이 없어졌으니 찾아야 한다고 빨리 엘리베이터랑 좀 봐달라고 사정사정을 했다.
그래서 CCTV 관련 법을 몰랐던 직원은 너무 안 쓰러운 마음에 같이 엘리베이터와 지하주차장을 봤는데
알고 보니 이 사람이 본인 아내가 불륜을 저지르는 것 같아 그 장면을 확인하고자 거짓말을 하고 영상을 본 것이다.
결국 이 사람은 부인의 불륜 현장을 정확히 잡아냈고,
관리사무실 직원은 개인정보법 위반으로 부인에게 고소를 당했다.
주변에 워낙 CCTV가 많다보니 나의 의식과 상관없이 나의 모든 일거수 일투족이 영상에 담기고 있다.
때로는 선이 되고 때로는 악이 될 수 있는 CCTV
올바른 사용법을 알고 나의 권리와 상대방의 권리를 이해하며 사용해야 겠다.